집 도배를 셀프로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왜 전문가를 부르는지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유튜브에서 “셀프 도배” 영상을 보면 쉬워 보이잖아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싶어서 시작했는데, 현실은 영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셀프 도배를 하게 된 이유 — 곰팡이
벽 한쪽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곰팡이 제거제로 닦아봤는데 계속 올라오더라고요. 결국 도배지를 뜯고 새로 붙이는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어요.
벽 전체를 다 할 건 아니었고, 곰팡이 있는 부분만 부분 도배를 하려고 했어요. “이 정도면 직접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죠. 전문가 부르면 부분 도배도 출장비 포함해서 꽤 나오니까요.
풀칠 도배지를 샀다 — 현명한 선택이었다
도배지를 사러 갔는데, 일반 도배지는 풀칠을 직접 해야 해요. 풀을 고르게 바르는 것 자체가 기술인데, 초보가 그걸 잘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풀이 미리 칠해져 있는 도배지(풀바른 벽지)를 구매했어요. 물에 적시면 풀이 활성화되는 방식이라 풀칠 과정을 건너뛸 수 있어요.
이건 진짜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풀칠까지 했으면 난이도가 2배는 더 올라갔을 거예요.
기존 도배지 뜯기 — 여기서부터 난관
셀프 도배의 첫 번째 관문은 기존 도배지를 뜯는 것이에요. 이게 생각보다 정말 힘들어요.
얼마나 뜯어야 하는가
부분 도배라서 곰팡이 있는 부분만 뜯으면 되는데, 어디까지 뜯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곰팡이 부분만 정확하게 뜯으면 좋겠지만, 뜯다 보면 주변 도배지까지 같이 뜯겨나오거든요.
결국 계획보다 더 넓은 범위를 뜯어내야 했어요.
칼로 긁어내는 과정
도배지 밑에 남아 있는 풀 자국이나 얇은 종이를 칼이나 스크래퍼로 긁어내야 해요. 이 과정에서 먼지가 정말 많이 나요. 방 안이 뿌옇게 될 정도로요.
- 마스크 필수 (먼지 엄청남)
- 바닥에 비닐이나 신문지 깔아두기 (떨어지는 잔해가 많음)
-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서 뜯으면 조금 더 쉬움
뜯는 작업만 2~3시간은 걸렸어요. 유튜브에서는 5분 만에 끝나는 장면이 현실에서는 몇 시간이에요.
새 도배지 붙이기 — 되긴 됐는데…
기존 도배지를 뜯고 벽면을 정리한 후, 드디어 새 도배지를 붙이는 단계예요.
어려웠던 점
- 기포 제거: 도배지를 붙이면 중간중간 공기가 들어가요. 헤라(주걱)로 밀어내야 하는데, 한쪽을 밀면 다른 쪽에 기포가 생기고…
- 모서리 처리: 벽 모서리나 천장 경계 부분을 깔끔하게 마감하는 게 진짜 어려워요. 전문가는 칼로 싹 잘라내는데 저는 삐뚤빼뚤
- 이음새 맞추기: 도배지와 도배지가 만나는 부분의 무늬를 맞추고 겹침 없이 붙이는 게 생각보다 정밀한 작업
- 도배지가 무거움: 풀을 바른(적신) 도배지는 축축해서 무거워요. 들고 벽에 대면 축 처지려고 해서 혼자 하기 힘듦
와이프와 둘이서 한 사람은 도배지를 들고, 한 사람은 위에서부터 붙이는 식으로 작업했어요. 혼자서는 절대 못 합니다. 최소 2명은 필요해요.
결과는?
겨우겨우 붙이긴 했어요. 멀리서 보면 괜찮은데, 가까이 보면 이음새가 벌어진 곳도 있고, 모서리가 좀 들뜬 부분도 있어요. 전문가가 작업한 수준은 분명 아니에요.
하지만 곰팡이 있던 벽이 깨끗해진 건 확실하고, 와이프와 힘들게 고생한 보람은 있었어요.
셀프 도배 비용 vs 전문가 비용
| 항목 | 셀프 도배 | 전문가 (부분 도배 기준) |
|---|---|---|
| 도배지 | 약 2~5만 원 | 포함 |
| 도구 (헤라, 칼, 스크래퍼) | 약 1~2만 원 | 포함 |
| 인건비 | 0원 (내 노동) | 10~20만 원 |
| 소요 시간 | 5~8시간 | 1~2시간 |
| 마감 품질 | 아마추어 | 프로 |
| 총 비용 | 약 3~7만 원 | 약 15~25만 원 |
비용만 보면 셀프가 확실히 저렴해요. 하지만 5~8시간의 노동, 먼지 대청소, 아마추어 마감 품질을 감안하면… 솔직히 돈 좀 더 내고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나았을 수도 있어요.
셀프 도배 해볼 분들을 위한 팁
그래도 셀프로 도전하시겠다면, 제가 겪으면서 알게 된 팁들이에요.
- 풀바른 벽지를 사세요 — 풀칠은 초보가 할 영역이 아닙니다
- 분무기 준비 — 기존 도배지 뜯을 때 물 뿌리면 훨씬 쉬워요
- 마스크 필수 — 먼지가 정말 많이 나요
- 바닥 보양 — 비닐이나 신문지로 바닥 꼭 덮으세요
- 최소 2명 — 혼자서는 불가능에 가까워요
- 여유 있게 도배지 구매 — 실수하면 다시 붙여야 해서 넉넉히 사세요
- 헤라는 필수 — 기포 제거와 모서리 마감에 꼭 필요
결론 — 웬만하면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셀프 도배를 직접 해본 솔직한 결론은,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웬만하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다”예요.
전문가가 1~2시간 만에 깔끔하게 끝내는 걸, 저는 5시간 넘게 걸리고 마감도 떨어져요. 비용 차이가 10~15만 원 정도인데, 그 돈으로 시간과 체력과 품질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 전문가가 합리적이에요.
물론 와이프와 같이 고생하면서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있었어요. 그 경험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다음에 또 하라고 하면 전문가 부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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